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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지각·지적 받는 삶, ‘ADHD’ 탓일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질환, '성인 adhd'. 환자 수의 꾸준한 증가에 힘입어 이제는 익숙한 질환이 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adhd로 진료받은 성인이 5년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30대 환자는 2018년 2,325명에서 2022년 1만 6,376명으로 7배 급증했고, 같은 기간 20대 환자는 4배가량 늘었다.유명인들의 연이은 고백도 성인 adhd가 널리 알려지는 데 한몫했다. 은지원, 기안 84, 가비, 비비 등 유명인들의 adhd 투병 고백이 이어지면서 사회적으로 이 질환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남들보다 집중하기 힘들고, 충동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성인 adhd가 원인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늘 지적당하는 당신, adhd일 수 있다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이름 그대로 주의력 부족과 과잉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보통 소아기에 시작되어 학령기부터 증상이 눈에 띄며, 성인기가 되면 과잉행동이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특징 탓에 과거에는 adhd가 소아청소년의 질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거듭된 연구를 통해 소아기에 adhd가 있을 경우 35~70% 정도에서 증상이 성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인 adhd'라는 정식 진단명이 인정되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성인 adhd의 유병률은 2.5~4.4% 정도로 추정된다.성인 adhd는 소아기에 비해 과잉행동이 호전되고, 집중력 결핍 증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낮은 집중력 때문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어렵고, 시간을 잘 관리하지 못해 시한을 넘기는 일이 다반사다. 일을 끝냈다 할지라도 세밀한 부분을 간과해 실수를 저지르며, 지각을 자주 해 직장 및 단체 생활에서 늘 지적을 받는다. 반복되는 실패와 좌절로 감정이나 충동을 잘 제어하지 못하고, 산만함 때문에 물건이나 정보를 잘 잊어버리며 정리정돈을 잘하지 못해 친구, 가족 등 주변 사람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 일쑤다.또한 성인 adhd 환자는 충동적인 결정을 내려 과소비, 폭식, 그리고 빈번한 교통법규 위반을 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서는 adhd를 가진 성인의 경우 일반 성인에 비해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이 약 54% 높은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성격 탓하면 또 다른 문제 부른다성인의 경우 adhd로 인한 문제를 성격 혹은 의지 부족 탓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집중력을 키우고, 성격을 바꿔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병원을 가야 할지 고민된다면 간단한 자가진단 방법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아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축이 돼 개발한 성인 adhd 진단 도구다. 6개 질문 중 4개가 붉은색으로 표시한 부분에 해당한다면 성인 adhd일 가능성이 높다.

성인 adhd 자가보고척도(asrs)|출처: 하이닥

만약 이 같은 adhd 증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학업, 업무, 대인관계 등에서 많은 좌절을 겪고, 그 결과로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실제로 성인 adhd 환자 70% 이상은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충동조절장애 등의 공존 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adhd가 있는 성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되기도 했다. 다만 적절한 약물요법을 받을 경우 치매와 상관관계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성인 adhd가 부르는 각종 문제를 예방하려면 적기에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성인 adhd 의심증상이 나타나거나 평소 주위에서 충동적, 과잉행동이 자주 관찰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진단 및 치료를 받길 권한다.삶의 질 높이는 adhd 치료?관리법성인 adhd는 의학적 검사, 행동과 병력 평가, 주의력 검사 등 종합적인 임상적 판단을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성인 adhd로 진단되면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한다. 국내에서는 약물치료로 ‘메틸페니데이터’와 ‘아토목세틴’ 약제가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익히고, 문제가 되는 사고방식과 행동을 개선하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부주의함과 충동성을 개선하여 공부나 업무성과를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을 더 신중하게 내려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