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H > 건강정보 > 건강칼럼

제목

“피곤하지 않은데 피곤해요?”...풀리지 않는 피로의 비밀은 바로 ‘이것’

아무리 푹 쉬어도 피곤함이 사라지지 않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몸을 쉬게 해도 늘 피곤하다면, 원인은 육체 피로가 아닐 터. 이 피로감은 뇌가 지쳤다는 신호로, 이 상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면역계·내분비계·자율신경계 등이 약해져 각종 질병을 유발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쉴 새 없는 시청각 자극은 뇌를 피로하게 하는 주범이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현대인의 풀리지 않는 피로의 비밀, ‘뇌 피로’뇌는 팔다리 등의 움직임을 결정하고 조절할 뿐만 아니라 각종 내장기관의 신호에 맞춰 이들을 조절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고 반응한다. 신체 기관 중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만큼 쉽게 지치고 피로해진다. 이렇게 뇌가 느끼는 피로를 '뇌 피로'라고 한다. 신체의 피로와 달리 쉽게 자각하기 어렵지만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공황장애·강박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정보와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빠른 환경 변화 등으로 뇌가 느끼는 피로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육체 피로’보다 위험한 ‘뇌 피로’…각종 질환 야기뇌 과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뇌 피로의 주원인은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고 주장한다. dmn은 우리가 멍하니 있을 때에도 활동하는 뇌의 신경 회로를 말한다. dmn의 에너지 소비량은 뇌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60~80%이다. 따라서 dmn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않는 한 뇌 피로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소위 말하는 '멍 때리는 순간'에도 수십억 개의 신경 세포가 전기 신호를 보내면서 우리의 자율 신경계를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율신경계가 분비하는 뇌 신경계 호르몬은 50여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쾌락 호르몬'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중독성을 지닌다. 과도한 긴장이 지속되면 교감 신경이 더 활발해져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는 곧 뇌 피로로 이어진다. 몸을 쉬게 해도 피곤한 이유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머리가 무거워지고 멍해지면서 주변 상황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극에 반응이 느려진다. 머리뿐만 아니라 전신이 무겁고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뇌에 피로가 쌓였다는 증거다.뇌 피로가 쌓이면 시상하부의 문제로 혈압과 체온조절 등이 제대로 되지 않는 자율신경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길 경우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져 무기력에 빠지거나 분노를 크게 느끼고, 심할 경우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또한 심장병, 고혈압, 불면증, 갱년기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자율신경계에 불균형이 찾아오면 뇌의 구조가 아예 영구적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교감신경 및 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불러 면역 체계에 이상이 발생하면 장염, 위염, 구내염 등 각종 감염증, 알레르기, 암 등이 발병할 수 있다. 또한 내분비대사 활동에 문제가 생기면 비만, 당뇨, 지방간 등 대사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많이 보는 완벽주의자 조심해야똑같이 고강도 운동을 해도 더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듯이, 동일한 상황에서도 뇌 피로가 특히 더 높은 사람들이 있다. 자신에 대한 기준이 높고 실패에 대해 지나치게 스스로를 비판하는 경향이 있는 완벽주의 성향을 지녔다면 뇌 피로 위험 신호를 무시할 확률이 크다. 사회 및 임상심리학 저널(journal of social and clinical psych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우울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시상하부가 활성화되는데, 장기간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중독자도 뇌 피로 위험군이다. 쉴 새 없는 시청각 자극이 바로 뇌 피로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을 벼락치기로 하는 사람도 뇌 피로를 조심해야 한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에너지가 급속도로 소진된다. 이는 뇌에 피로가 쌓이는 치명적인 습관이다. ◆ 피로한 뇌를 쉬게 하는 방법 3가지 ◆뇌는 그 어떤 순간에도 쉬지 않기에 제대로 뇌 피로를 해소할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에서 뇌 피로를 해소해야 한다. 다음은 일상 속 뇌 피로를 해소하는 방법이다.1. non rem 수면 취하기수면은 몸과 마음의 가장 확실한 휴식이다. 밤 11시 전에 잠자리에 들고 최소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게 좋다. 잠이 들고 90분간은 가장 깊은 수면인 non rem 수면에 들 수 있는 시간인데, 이때 뇌세포가 휴식을 취한다. 이를 위해서는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만들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2. 잠들기 전 명상하기명상할 때 우리는 평상시 하지 않던 깊고 편안한 호흡을 한다. 이는 교감 신경을 잠재우면서 부교감 신경과 교감 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또한 명상 중인 사람의 뇌파에서는 세타파(theta)가 잘 나온다. 세타파는 조용한 상태의 육체, 감정 및 사고 활동과 관련 있는 뇌파로, 뇌가 맑아질 수 있도록 돕는다.3. 햇빛 보고 걷기낮에 햇빛을 보면 긍정 호르몬이라고 하는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냅스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감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세로토닌의 분비가 원활하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는 것을 막고 긍정적 사고에 도움이 된다. 또한 몸의 근육을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뇌로 흐르는 혈액량이 증가해 뇌의 활동을 돕고, 피로도 개선해 준다.